CITY CRACK
1인을 위한 테이블, 함께에 관한 물음들
Talk about being by yourself at table

1인가구라는 삶의 형태가 다수를 차지하는 오늘날, 도시와 지역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대부분 공동체의 회복으로 귀결된다. 개별화된 삶은 정상에서 벗어난 부족한 대상으로 치부되기 십상이고, 낭만적이고 신화화된 공동체로의 회귀는 비현실적이다. 과거와는 달라진 삶의 양태 아래서 개인의 다양성이 존중되지 않는 추상화된 공공(성)은 다분히 폭력적이다. 지역에서의 공동체 활동과 공공예술 현장에서조차 여전히 공공(성)이라는 대의를 위해 개인(성)의 희생을 자주 강요한다. 모두에게 접근 가능한 일반적인(general) 주제와 형식을 쫓느라 특정한(specific) 개성과 취향은 거세된다. 하향 평준화된 매뉴얼을 따르도록 요구하는 프로그램은 마치 우리의 삶과 닮아있다. 결속이라는 재단된 끈끈함과 정해진 테두리 안에 결박된 자유, 최소한의 돌봄이나 유대를 기대할 수 없는 환경, 여기서 해방되기 위해 점차 많은 이들이 ‘1인’의 삶으로 이행한다.
본 연구는 1인가구, 그중에서도 성남 원도심을 거점으로 현재 생활하는 20-30대를 이해해보고자 시작되었다. 인구센서스가 제시하는 정상가족 바깥의 1인가구는 한 덩어리로 이해하기에는 설명이 부족하고 실체가 없다. 그리하여 지역과 세대를 특정하고 예술 프로젝트와 워크숍, 인터뷰, 기존 연구를 매개로 다양한 젊은 1인들을 직·간접적으로 만나보았다. 경제적 독립과 심리적 자립, 독신(비혼과 미혼), 주거문제와 독거, 혼밥, 유연하고 불안정한 노동과 정서적 유대 등 자의와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1인의 서사를 마주함으로써 그들의 삶 안에서 오늘의 도시를 그려보고자 한다.
“공동체는 싫지만 네트워크는 필요”로 하는 그들의 삶은 오롯이 혼자가 되는 경험을 바탕으로 가족을 포함한 타인과의 적절한 거리두기를 설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반추하듯, ‘자기만의 방’에서 SNS를 통해서 누군가를 만나고 시간을 공유한다. 그러나 허망한 소통만이 난무하는 가운데 길을 잃기도 한다. 온라인상의 관계에서는 상호 돌봄의 신체적 감각을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물리적인 접점의 필요성이 역설적으로 제기되는 이유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의 삶으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살아가는데 최소한의 울타리가 되어줄 공동체적인 감각은 지역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연구서 목차
1. 적절한 간격들, 1인분의 삶 – 이경미 (독립기획자)
2. 신도시 청년1인가구의 자화상, 그리고 도시의 대응 - 변미리 (서울연구원 도시외교센터장, 사회학)
3. 성남 원도심의 청년 1인, 나는 누구인가? – 인터뷰
4. 소셜다이닝으로 만드는 청년들의 공공권 – 유승태 (사회적협동조합 꽃피는신뢰 이사장)
5. 작은 섬으로 남을 사람들 – 강지윤 (시각예술가)


크레딧
- 기획 : 이경미
- 협력/참여 : 강지윤(시각예술가), 김맑음(지역 주민), 김종규(지역 주민), 김재성(유스바람개비 매니저), 변미리(서울연구원 도시외교센터장), 유승태(꽃피는신뢰 이사장), 정민정(청춘이봄 매니저), 최우정(문화숨 연구원)
- 디자인 : 김민재
- 주최 : 성남문화재단 공공예술창작소
-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코로나19, 예술로기록’ 공모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