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0 ARTS 10000 ACTS
경험으로서의 예술: 서울숲 골목에서 옥수역 고가하부까지공공예술(미술)을 이야기 하면, 시각 이미지 과잉상태의 도시에서 혹자는 없애는 프로젝트를 하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 맥락 없이 세워진 건축물 미술작품이나 진부한 표현의 아파트 공유공간의 조각품, 학교 운동장
한쪽에 힘없이 세워진 책 읽는 소녀상 등을 보면서 나 역시 일면 공감하는 바가 크다. ‘만아츠 만액츠(10000 ARTS 10000 ACTS)’는 이러한 현재의 공공예술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일시성, 과정, 참여, 개입, 관계 및 소통 등과 같은 개념들이 녹아있는 예술을 통해 잠재적인 가치를 지닌 도시의 공간들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사람과 사람, 장소와 사람간의 관계와 접점을 만드는 다양한 활동과 프로그램을 실험하고자 결성되었다. 작가에 의존하는 ‘오브제로서의 예술’이 아니라, 기획 단계에서부터 지역과 작가 사이에서 면밀히 움직이며 프로그램과 활동으로 확장될 수 있는 ‘경험으로서의 예술’을 지향하고자 한다.
자본의 재생산과 이윤의 장소로 경제화되고 기능화된 도시에서 공간은
르페브르가 말한 것처럼 추상화되고 도구화되었다. 배치가 끝난 공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란 행정기관과 기업의 통제와 제약 안에서 움직이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예술 역시 체제에 순응하고 메세지를 더욱 강력하게 전달하는 도구로 활용되곤 한다. 그러나 우리는 도시의 다른 공간들, 소위 ‘틈’이라고 부르는 물리적이면서 의미적으로 도시 ‘바깥’의, 즉 체제 바깥의 공간에 주목하고자 한다. 옥상, 골목, 고가하부 등은 특정 기능에서 배제된 체제 바깥의 공간, 자본가인 이용자들의 통제와 이윤의 장소로 기능하는 공간 밖의 공간이기에 잠재성을 가진 공간이다. 예술가들은 이러한 도시의 틈을 발굴하고, 그 안에서 나름의 예술 형식과 매체로 견고한 체제와 경제논리의 문제를 공론화하고, 변화하는 지역사회와 그들의 삶을 기록하며, 시민/주민들과의 만남과 비상업적 상호작용을 통한 체험의 ‘순간들’을 제시한다. 건축비평가 보든(Iain Borden)은 스케이트보드 타는 것을 비지배적 공간 전유로 비유했듯, 예술을 통해 “이윤지향적 이용의 논리, 동질화의 목표, 도시 공간의 통제”라는 맥락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소적 경험을 제시한다.
2017년 서울숲길에서 시작한 만아츠 만액츠는 서울숲을 거쳐 2018년 현재 옥수역 고가 하부에서 프로젝트를
- ‘도래할 공간: 예술활동을 통한 유휴 공간의 예술적 활용’ 만아츠 만액츠 포럼 발제문 (2018)
[1] 우베 레비츠키 지음(난나 최현주 역), 『모두를 위한 예술?:공공미술, 참여와 개입 그리고 새로운 도시성 사이에서 흔들리다』, 두성북스, p.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