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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립 ELEC TRIP
실내조명, 냉장고에서부터 스마트폰, 넷플릭스, 챗 지피티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의 필수품 전기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런데 누구에 의해, 어디로부터, 어떤 과정을 통해 우리의 삶에 당도하는 걸까요?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위해서 누가 어떻게 무엇을 해야할지 함께 고민해보고자 시작된 본 프로그램은 “전기 도시” 당진을 하루동안 입체적으로 방문하는 여행입니다. 당진의 산업과 농업, 역사와 사람들, 그리고 비인간 존재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점과 주체들을 통해 도시의 현재를 몸소 체험해보고 미래를 그려보고자 합니다.
찌릿찌릿! 전기로 통하는 당진에서의 하루는 감동의 스파크가 튀고 서로에게 감전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지금, 당진과 당신의 이야기를 만나러 갑니다.
👉참가 신청(링크) (참가비 입금 선착순)
⚡️일시: 10월 19일 토요일 8:20-22:30
(서울 사당역에서 집결 후 버스로 이동, 당진시에서 참여자 추가 픽업)
⚡️장소: 당진 화력발전소 인근, 삽교호 및 소들섬, 사과농장 및 정미면 산성리 마을 등
⚡️대상: 남녀노소 누구나 20명 선착순
(단, 자전거 코스가 포함돼 있어 자전거 탑승에 거부감 없는 분)
⚡️참가비: 참가비: 5만원
(서울-당진 왕복 교통편, 중식 및 석식 제공, 여행자 보험, 공연 관람, 송수신기 및 자전거 대여 등)
📍코스 및 관전 포인트📍
1️⃣ 배추에서 석탄가루가 나온다면? → 석탄화력발전소와 기후위기
2️⃣ 당진에 태양광 발전소가 생긴 사연? → 에너지 전환의 가능성
3️⃣ 먹는 것만 바꿔도 CO2를 줄일 수 있다고? → 당진 갯벌을 형상화 한 피크닉 도시락
4️⃣ 그녀들이 농촌으로 다시 돌아간 이유는? → 사과농장에서 농부(스트)와의 토크
5️⃣ 아이돌 뺨치는 철새 군무가 사라진다면? → 철새 탐조와 인간중심적 도시계획의 이면
6️⃣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마을의 이야기는 무얼까? → 마을의 전설을 이어가는 할머님들의 공연
7️⃣ 형광등을 들고만 있어도 불이 켜진다고? → 송전탑과 지역 불평등 이슈
- 주최/주관: 퍼블릭 퍼블릭(PUBLIC PUBLIC)
-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1️⃣ 배추에서 석탄가루가 나온다면?
📍현대제철소 인근 옥상
당진 산업의 근간에는 현대제철과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다. 1990년 전후 당진시 송산면에 위치한 한보철강 제철소가 1997년 부도를 거쳐 현대제철로 인수된 이후로, 당진제철소는 267만 평 부지에 1만 7000여 명에 달하는 일자리 규모를 만들며 지역 경제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2022년 대기오염물질 배출 전국 3위라는 불명예도 얻었다(2018년에는 1위). 한편 2024년 국내 총 58기의 석탄화력발전소 중 충남에는 29기가 있으며, 당진에 10기가 모여있다. 2021년 기준 당진발전소(6040MW)는 중국 다탕발전소(6,720MW), 태안발전소(6,400MW)에 이어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이다. 배춧잎 사이의 비산먼지, 온배수로 인한 어업 피해 등이 지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공장과 발전소를 없애는 게 답일까? ‘제10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라오는 2036년까지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58기 중 28기가 단계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다. 이중 충남에서만 14곳이 폐쇄된다. 2020년 화력발전소 2기가 폐쇄된 보령시는 일자리가 줄면서 인구 10만 명이 붕괴되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의 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말처럼 구조조정은 약자부터 시작되고 그들의 희생은 당연시된다. 기후위기를 말할 때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 정의란 과연 무엇일까?
2️⃣ 당진에 태양광 발전소가 생긴 사연?
📍당진에코파워 🤝김병빈(당진 발전본부 민간환경감시센터)
에너지 전환의 방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바로 신재생에너지 도입이다. 당진시 석문면에 위치한 당진에코파워는 2020년 설립된 태양광발전소로 SK가스와 한국동서발전이 출자한 곳이다. 약 3,500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고 당진 전체가구 전기사용량 약 6%의 전력을 생산하는 재생에너지발전소이다. 당초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 추진과 당진 시민들의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 해결 요구 등을 감안하여 태양광발전으로 전환되었다. 에너지전환특별시 비전에 따른 신재생발전단지의 첫 사례이자 ‘에너지 전환'에 대한 시민의 의지가 투영된 사례로서 의의가 있다.
민간환경감시센터는 당진의 산업단지와 화력발전소 인근의 환경과 안전을 감시하고 정보 공개를 통한 주민 소통 및 홍보활동을 하는 기구이다. 당진에는 당진발전소 민간환경감시센터와 당진시 산업단지 민간환경감시센터가 있다. 2019년 민간 환경감시 활동에 대한 지원 조례 개정을 통해 2020년 개소하였다.
👉 당진발전소 민간환경감시센터 웹사이트 http://djec.co.kr/#1
3️⃣ 먹는 것만 바꿔도 CO2를 줄일 수 있다고?
📍당진화력 석문각 🍽️오징어 먹물 아란치니 (🤝덕부엌)
당진은 1970년대 정부의 도시계획에 따라 하천 하구와 리아스식 해안가에 간척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도시이다. 이는 농경지와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식량 증산이 필요하던 시대를 대변한다. 대표적으로는 신평면의 삽교천 방조제, 대호지면 대호 방조제, 석문면 석문 방조제가 있다. 또한 현대제철과 당진화력 등 산업화에 따른 공유수면 매립으로 천연해안선이 직선화되는 등 인공화로 인해 갯벌도 사라지게 되었다. 지난 50년간 간척사업과 산업화로 지역의 주요 어종이었던 준치·삼치·강달어·숭어·꽃게 등이 거의 멸종됐고, 과거 반농반어를 하던 원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뺏겼다.
<일렉트립>의 시그니처 도시락으로 준비된 ‘오징어 먹물 아란치니’는 과거 풍부한 어류 산란지였던 지역의 바다와 갯벌을 되새기며, 도시 지형의 변화와 굴곡진 삶의 역사를 형상화했다. 이 요리를 만든 시각예술가 이덕순은 면천읍에 위치한 ‘덕부엌’을 운영하며 이태리식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지역 농산물로 메뉴를 구성하였고, 이탈리안 요리 특성상 수입품을 쓸 수밖에 없지만 최대한 지역에서 공수한 신선한 농산물을 사용한다. 지역에서 생산-소비의 선순환 고리를 만듦으로써 먹거리를 통해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일에 조금이나마 일조할 수 있음을 요리를 통해 몸소 실천하고 있다.
👉 덕부엌 인스타그램 @deok._.kitchen
4️⃣ 그녀들이 농촌으로 다시 돌아간 이유는?
📍버미오차드 🍽️사과에이드와 사과버터 🤝박향주(가주스페이스, 농부스트), 성은영(버미오차드)
퍼블릭 퍼블릭의 2022년 첫 프로젝트 <소멸지역 피칭데이>에서는 귀농⋅귀촌하는 청년들의 활동을 다룬 바 있다. 당진 역시 2021년 한 해 동안 3599 가구, 4542명의 귀촌인이 이곳을 찾았다. 그중 1인 가구가 약 80.8%에 달했다. 2020년 당진으로 귀농한 인구는 142 가구, 214명이었다. 귀농한 1인 가구는 69%를 차지했다. 박향주는 당진으로 이주한 1인 창업자로서 농부&농촌 기획자로 활동하며 지역에서의 지속가능한 삶을 만들고 있다. 농부와 Boost의 합성어인 ‘농부스트(Nongboost)’로서 농부에게 힘을 북돋우는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편 우강면에 소재한 사과농장 ‘버미오차드’의 성은영 농부는 사과농장이자 체험농장으로서 콘텐츠의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농사의 영역에서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봄에는 저온현상과 냉해로 과수와 농작물에 피해가 생기고, 여름에는 폭염과 많은 비로 해충과 역병이, 가을에는 고온다습한 현상, 겨울에는 이상 고온 현상까지 나타난다. 사과 농사의 미래를 고민하고 품종에 대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농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며, 기후위기의 오늘을 체감한다. 향긋한 사과에이드와 사과버터 빵을 먹으며.
👉 버미오차드 인스타그램 @bummy_orchard_
👉 농부스트 박향주 웹페이지 http://parkhyangju.me/
5️⃣ 아이돌 뺨치는 철새 군무가 사라진다면?
📍소들섬 🤝김수정(생태환경교육연구소 풀씨), 서해영(시각예술가)
드넒은 예당평야에 위치한 우강면의 소들섬은 1979년 삽교천 방조제가 조성된 후 퇴적물이 쌓여서 만들어진 섬이다. 겨울 철새들의 주요 월동지로 흰꼬리수리, 큰고니(천년기념물), 저어새, 황새, 흰꼬리수리, 수달 등 멸종 위기 야생 생물의 서식지이며, 2022년 야생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특히 2월 말~3월 초 볼 수 있는 가창오리 군무로 인해 국내 주요 탐조 장소 중 하나로 정평이 나있다. 이곳에 2023년 100m가 넘는 39번 송전탑이 들어섰다. 북당진-신탕정 345kV 송전선로 건설사업의 일환으로 지중화되었던 선로가 33번부터 지상으로 나와 철탑으로 전기를 연결하고자 세워졌다.
인간의 이기를 위해 자신의 오랜 쉼터가 뺏기고 이동 길목이 막힌 새들의 눈에 지금의 도시는 어떻게 보일까? 서해영 작가의 <새들을 위한 기념비>는 새 모양의 연을 달고 자전거로 삽교호와 우강평야를 달리며 비인간 존재가 되어보는 퍼포먼스이다. 땅에서 잠시 시선을 돌려 하늘을 바라보고 새의 입장에서 도시를 감각해 본다. 소들섬 도착 후 생태환경교육연구소 풀씨의 김수정 대표와 함께 10월의 삽교천과 소들섬을 관찰한다. 인간중심적 도시계획의 이면을 직시하고, 비인간 존재와의 공생 가능성에 관하여 함께 사유해 보는 시간이다.
👉 서해영 작가 인스타그램 @haeyoung.seo
👉 생태환경교육연구소 풀씨 인스타그램 @poolc_eedu
6️⃣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마을의 이야기는 무얼까?
📍성산리 마을 🤝회춘유랑단 할머님들 🍽️만두전골과 전통주
정미면 산성리 자모산에는 전설이 내려온다. 배를 타고 고기잡이를 나간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남편을 기다리던 아내와 그 아들이 죽어 두 개의 산봉우리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마을 사람들에게는 예부터 이 산이 영험함의 상징이었다. 회춘유랑단의 ‘자모산의 전설' 인형극은 평균연령 84세의 할머님 배우들이 들려주는 작은 마을의 전설이라 더욱 귀하다. ‘회춘유랑단’은 2018년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11개월이란 교육 시간 끝에 첫선을 보인 후 창작극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잊혀진 과거를 잇고 있는 것은 공연만이 아니다. 과거 마을의 주 산업이었던 ‘잠업’, 다시말해 누에를 키워 베를 짜던 공간인 ‘잠실’이 남아있다. 이곳에는 현재 사람 대신 큰 구렁이 한 마리가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덤이다. 작은 마을은 과거를 지우는 대신 과거로부터 배우고 미래를 만들어간다. 늙어감(aging)이 젊음으로 대체되지 않고 누군가가 소외되는 대신 함께 어우러지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회춘유랑단 예술감독 문영미 인스타그램 @naesoong_ymi74
7️⃣ 형광등을 들고만 있어도 불이 켜진다고?
📍정미면 765kV(76만5천볼트) 송전탑
당진에는 528기의 송전탑이 전기를 실어 나른다. 200km가 넘는 선하지가 서울로 이어진다. 당진지역에 꽂인 철탑 중 약 106기(20%)가 정미면에 있다. 1997년 이곳에 신당진변전소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너른 논밭과 산등성이를 타고 765kV와 345kV 송전탑이 얽혀 지나간다. 765㎸라는 전압은 장마철에 내리치는 벼락보다 더 전압이 높다.이 고압 송전탑 아래에서는 별도 전기 공급 없이도 형광등이 켜진다. 송전탑 아래서 형광등에 불이 들어오는 이유는 주변에 형성된 전기장의 영향 때문이다. 전자가 형광등 내부의 수은을 때리면 자외선이 생기는데 이 자외선이 다시 형광물질을 때리면서 빛이 발생된다. 전기장이 생긴다는 것은 그 주변에는 자기장이 형성된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래서 형광등에 불이 들어온다는 것은 송전탑 주변에 자기장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이 공간에서는 전자파의 영향을 받게 된다.
당진의 초고압 송전탑에서의 형광등 실험은 2014년도 오마이뉴스와 한겨레, 2015년 JTBC 뉴스를 통해 공론화된 바 있다. 송전탑의 영향을 보여주는 이 실험에 관하여 전문가들은 ‘자기장의 유해성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편 송전탑 상단에서 반짝거리는 빨간 불빛은 항공장애등이다. 야간 항공에 장애가 될 염려가 있는 높은 건축물이나 위험물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조명장치다. 초고압 송전탑은 42층 건물에 해당하는 약 94m 높이다. 그러나 노란색의 표지판을 전선에 1m 간격으로 설치하는 등 조류 충돌방지를 위한 노력은 잘 보이지 않는다.